'단역배우 자매' 죽음로 몰고 간 성폭행 가해자들 MBC 드라마 현장 복귀 논란

JTBC '탐사코드 J'

[인사이트] 이유리 기자 = 성폭력 피해를 호소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단역배우 자매 사건'의 가해자들이 MBC 드라마 '연인'촬영에 참여하고 있다는 논란이 제기되자 MBC가 입장을 밝혔다.

4일 MBC는 시청자 소통센터를 통해 ''연인' 보조출연자 관리 업체와 관련된 시청자 여러분의 우려를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연인' 제작에 보조출연 관련 외부 전문 업체도 참여하고 있고, 논란이 된 인원이 일부 현장을 방문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MBC 시청자 소통센터 게시판

이어 'MBC는 시청자들의 의견과 우려를 감안해 1차적으로 해당자의 제작 현장 접근을 금지하도록 조치한 데 이어 혹시 모를 참여를 원천적으로 배제하기 위해 해당 업체와 계약도 즉시 해지하기로 결정했다'고 알렸다. 

앞서 2004년 대학원생이던 A씨는 동생 B씨의 권유로 드라마 단역배우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촬영 현장에서 보조출연자 관리자 등 12명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 

A씨는 성폭행과 성추행 당했다며 가해자들을 고소했지만 오히려 가해자들의 고소취하 협박이 계속 됐다. 

YouTube '장연록'

결국 고통받던 A씨는 사건 5년 후인 2009년 극단적 선택을 했다.

동생 B씨 역시 언니의 뒤를 따랐다. 언니에게 단역배우 아르바이트를 권유한 게 자신이고 결국 언니의 죽음은 본인 때문이라는 죄책감 때문이었다.

두 딸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자매의 아버지도 얼마 후 뇌출혈로 사망하면서 자매의 어머니만 홀로 남게 됐다.

유가족 A씨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딸들의 억울함을 호소했고 이후 경찰의 재조사를 촉구하는 여론이 높아졌지만 공소시효 만료 등의 이유로 재수사에 착수하지 못한 채 사건은 종결됐다.

YouTube '장연록'

이후 올해 첫 방송을 앞둔 MBC 드라마 '연인'에서 가해자들이 여전히 활동한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성폭행 사건 피해자의 유가족 A씨는 유튜브에 '드라마 연인 불시청운동'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하고 자매를 죽음으로 내몬 가해자가 '연인'의 단역배우 캐스팅 담당자라고 폭로했다. 

영상이 올라온 이후 MBC 게시판엔 '연인'을 시청하지 않겠다는 시청자의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됐다. 

논란이 일자 MBC측은 급하게 공식 입장을 내고 해당 업체와 계약을 해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