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자동차
8,959[뜨거운 희망, 양승덕의 국밥 기행 11] 18시간의 정성과 토렴의 온기, 고바우 설렁탕
조회 1,254회 댓글 0건

머니맨
2025-01-16 14:25
[뜨거운 희망, 양승덕의 국밥 기행 11] '18시간의 정성과 토렴의 온기' 고바우 설렁탕
양평군 광탄면에 위치한 고바우설렁탕. 옛스런 모습에서 구수함이 묻어나는 시골 설렁탕집이다. (사진=양승덕)
[양승덕 국밥 기행] 을사년 새해가 밝았다. 해가 바뀌면 희망과 새로운 기대가 생기기 마련이지만 올해는 돌덩어리 하나가 명치 끝에 눌러앉은 기분이다. 그 밤에 벌어진 일들이 생경한 비현실 같은데 빠져나올 길이 아직 멀다. 마침 한파까지 겹쳐 두껍게 입은 옷을 여미는 새해이다. 겨울은 ‘국밥감각’을 깨우는 시간이다. 어수선한 정국을 뒤로하고 선선히 국밥 한 그릇 먹을 요량으로 길을 떠난다.
양평군 용문면 광탄리에 위치한 고바우설렁탕은 새해 국밥여행의 시작을 하기에 알맞다. 1991년도에 문을 열었으니 30년이 넘었다. 지역 주민에 의하면 고바우설렁탕은 이곳에 자리잡기 전에 양평군 지평면 지평시장에서 작게 시작했다고 하니 그 이상의 역사를 지녔다. 이곳은 용문산 관광지 인근에 위치해 있고 강원도를 오가는 6번 국도와 인접해 있어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특히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자주 찾으면서 입소문이 났다.
농사를 시작하기 전 풍년을 기원했던 설렁탕
고바우설렁탕은 18시간 정성을 들여 고아내고 토렴으로 온기가 가득한 밥을 말아 나온다. (사진=양승덕)
설렁탕의 역사는 조선시대 혹은 고려시대로 거슬러 간다. 농사를 시작하기에 앞서 풍년을 기원하며 제사를 지내고 난 후 임금이 제사에 쓰였던 소를 잡아 맹물에 끓여서 백성들에게 나눠주었다고 한다. 고려를 침입한 몽골 군사들이 전쟁 중에 대량으로 끓여 먹던 탕이 고려 백성들에게 정착했다는 유래도 있다. 유래를 떠나 설렁탕은 식량이 부족했던 옛날 옛적부터 쉽게 떠올리고 시도했을 법한 음식이다.
짐승의 뼈와 다양한 부속 고기 부위를 넣고 푹 고아 국물을 내고 밥을 말아먹는 방식은 영양과 끼니를 모두 해결할 수 있었다. 설렁탕과 곰탕을 잘못 구분하는 경우도 있다. 요즘은 설렁탕과 곰탕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지만 설렁탕은 뼈와 부속 고기를 넣어 국물을 내는 것이고 곰탕은 고기로만 육수를 내는 음식이다.
설렁탕이 뽀얀 흰색 국물이라면 곰탕은 약간은 투명하고 맑은 국물을 지녔다. 말그대로 눈같이 하얗고 진한 국물이라는 설렁탕은 치킨 가게나 자장면 가게만큼 많다고 한다. 서민들의 허기를 달래며 몸을 보양하는 일석이조의 음식으로서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생국밥이라 할 수 있다.
18시간의 정성과 토렴으로 가득한 온기
창업주의 딸 2대째 주인장(이주희)은 설렁탕만을 고집한다. 고바우설렁탕은 분점이 없다. (사진=양승덕)
고바우설렁탕은 한옥 형태의 내부 시설을 갖춰 한국 전통 음식을 먹는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뚝배기에 담긴 뽀얀 국물은 보기에도 담백하다. 국물을 우려낸 뼈와 고기의 느끼함이 없고, 국물 표면의 기름기도 없다. 토렴을 해서 밥이 말아져 나오고 국수가 들어 있다. 그 위에 소의 머리고기와 양지고기가 섞여 있다.
함께 나오는 김치와 깍두기는 어느 정도 익은 상태인데 꼭 밥 위에 얹어 먹어봐야 한다. 얇게 썬 대파와 굵은 소금으로 간을 하고 휘휘 저어 먹다 보면 뱃속에서부터 뿌듯함이 올라온다. 110년이 넘었다는 종로의 설렁탕 집보다 그 맛이 뒤지지 않는다. 종로의 설렁탕은 내용물이 조금 거칠다는 느낌이 있는데 고바우설렁탕은 쫄깃한 머리고기 조금과 부드러운 양지고기만 넣는다. 고기를 씹을 때의 거부감이 다른 식당보다 적다.
아침 7시에 문을 열기 때문에 근처에서 1박을 한 사람들이 해장으로 찾기도 한다. 국수와 밥은 추가로 먹을 수 있고 오후 서너 시면 문을 닫는다. 18시간의 정성으로 국물을 내고 주말에는 대기를 감수해야 먹을 수 있다. 고바우설렁탕은 설렁탕만 고집한다. 분점도 따로 없다. 포장을 해서 집에서도 먹을 수 있다. 수요일은 문을 닫는다.
서민의 애환을 보듬고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국밥
고바우설렁탕은 양평군이 지정한 몇 안되는 장수음식점이다. (사진=양승덕)
현진건의 소설 ‘운수 좋은 날’에도 설렁탕이 등장한다. 인력거를 끄는 주인공 김첨지는 평소보다 벌이가 좋았던 그날, 아픈 아내를 위해 설렁탕을 사서 집으로 향한다. 김첨지가 집에 도착했을 때 아내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운수 좋던 날이 절망으로 바뀌는 순간 김첨지와 아내를 이어주는 매개체는 설렁탕이었다.
서민들의 애환이 서려 있는 음식이면서도 가족을 향한 사랑을 보여주는 설렁탕은 소설에서는 일상 속 삶의 의미를 일깨워주는 음식이다. 일이 잘 풀릴 때에도, 꼬인 일들이 풀리지 않을 때에도 옆 사람과 설렁탕 한 그릇 마주앉아 나눌 때 일상은 운수 좋은 날로 바뀔 것이다. 그래서 설렁탕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국밥이다.
양승덕 기고/[email protected]

머니맨
회원 먹튀사이트 최신글
-
GM 한국사업장, 철수 루머에 무대응 방침 … 신차 출시 계속될 것
[0] 2025-04-16 17:25 -
현대모비스, 상해모터쇼 신기술 10종 공개...맞춤형 영업 활동 수주 2억불 목표
[0] 2025-04-16 14:25 -
볼보트럭, 국제 환경기업 프리제로에 전기트럭 35대 공급... 배출가스 제로 전환
[0] 2025-04-16 14:25 -
'완벽한 진화' 캐딜락 간판급 풀사이즈 SUV, 더 뉴 에스컬레이드 국내 출시
[0] 2025-04-16 14:25 -
'재미' 담은 미니 韓 진출 20주년 신규 브랜드 영상 공개
[0] 2025-04-16 14:25 -
기아, 오션클린업 글로벌 파트너십 뉴스위크 선정 '올해의 지속가능경영' 부문 수상
[0] 2025-04-16 14:25 -
‘렉서스 크리에이티브 마스터즈 어워드 2025’ 최종 수상자 5인 선정
[0] 2025-04-16 14:25 -
현대차, 올해 10주년 ‘1인 나무1기부‘ 포레스트런 2025' 캠페인 실시
[0] 2025-04-16 14:25 -
한국타이어, '포뮬러 E’ 모터스포츠 DNA 담은 아이온 온라인 한정판 출시
[0] 2025-04-16 14:25 -
제프 베조스가 투자하는 저가형 전기 픽업 '슬레이트' 첫 티저 공개
[0] 2025-04-16 14:25
남자들의 로망
시계&자동차 관련된 정보공유를 할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美 자동긴급제동장치 의무화에 자동차 제조사 단체 소송으로 맞대응
-
'배부터 채우자' 中 BYD, 세계 최대 규모 자동차 운반선 선전호 출항
-
[기자 수첩] 대한민국 최고의 신차 '기아 EV3'... 대중적 가치에 높은 점수
-
美 도로교통안전국, 엔진 결함 의심 GM 트럭과 SUV 90만 대 결함 조사
-
KGM, 가성비 챙긴 '2025 렉스턴’ 라인업 및 온라인 스페셜 에디션 출시
-
[EV 트렌드] 美 전기차 스타트업 '카누' 수백만 달러 부채로 결국 파산
-
2025 대한민국 올해의 차, 기아 EV3...전기차 문턱 낮추고 주행거리 불안 떨쳐
-
수도권 요지 공략 나선 'BYD DT네트웍스' 서울과 수원 전시장 동시 오픈
-
현대차, 르노 트위지 같은 3륜 EV 양산 적극 검토... 인도 시장 공략용
-
[칼럼] 문턱 사라진 전기차 시장, 파운드리 산업으로 2라운드 시작
-
'BYD 아토 3' 가격은 압도적, 품질 만족도와 짧은 주행거리 극복이 과제
-
[EV 트렌드] 테슬라, 신형 모델 Y 생산 위해 가동 일시 중단...배송은 4월
-
[영상] BYD 한국 진출, 지나친 경시도, 경계도 피해야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충전소 보조금 배제에 불만…미국 전기차 보조금 중단 촉구
-
전기차 판매 증가 이끈 인센티브…미국 전기차 시장 신기록
-
[영상] BYD의 한국시장 진출이 갖는 의미는?
-
MINI 코리아, 창립 20주년 기념 'MINI와 나눈 순간' 사진 공모전
-
작년 5배, 'KG 모빌리티' 튀르키예 2024 가장 빠르게 성장한 브랜드 선정
-
최고출력 510마력, 포르쉐 '신형 파나메라 GTS' 국내 출시... 2억 5280만원
-
어! 전기차가 아니네? 기아, EV3 쏙 빼닮은 내연기관차 '시로스' 양산 돌입
- [유머] 신뢰버튼 vs 배신버튼
- [유머] 의외로 남자들도 잘모르는것들.jpg
- [유머] 쌀숭이들의 식당비유
- [유머] 일본의 장어덮밥 도시락
- [유머] 챗지피티야 이세상에 없는걸 그려봐
- [유머] 남자애 둘이 나 때문에 싸워
- [유머] 로또 당청됐어요
- [뉴스] 다섯째 생긴 비글부부 하준맘... '다낭성' 이겨낸 기적의 임신 소식
- [뉴스] 불륜설 정면 돌파한 최여진... 끝내 눈물로 털어놓은 속마음
- [뉴스] '돌아갈 곳 없다'…추성훈, 일본서 알린 슬픈 소식
- [뉴스] 돌반지까지 팔았다... '연매출 700억' 와플대학 CEO 손정희의 처절했던 실패기
- [뉴스] 교도관 얼굴에 '침' 뱉었다가... 징역 1년 추가 선고받은 수형자
- [뉴스] 17년만에 JYP 떠나며 전직원에게 선물+손편지 전달한 이준호
- [뉴스] 수전설비 들어가 감전사한 고양이... 아파트 372 세대는 '정전' 소동 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