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자동차
7,583[기자 수첩] 급발진을 막는다? 오조작 빼박 증거가 된 '페달 블랙박스'
조회 1,443회 댓글 0건
머니맨
2024-09-04 18:25
[기자 수첩] 급발진을 막는다? 오조작 빼박 증거가 된 '페달 블랙박스'
지난 7월 전남 고흥군 고흥읍 산길에서 발생한 급가속 사고 운전자가 사고 직전까지 브레이크 페달이 아닌 가속 페달을 수 차례 조작하는 페달 블랙박스 영상
[김흥식 기자] 인터넷에는 '급발진 대비용 페달 블랙박스'가 절찬리에 팔리고 있다. 3, 4만 원대 저가도 있지만 유명 변호사, 자동차 명장의 이름을 달고 개당 30만 원에서 40만 원까지 고가에 팔리는 제품도 수두룩하다.
페달 블랙박스는 운전자의 페달 조작 상태를 실시간으로 기록하는 영상 장치다. 업체들은 최근 급발진 주장 사고가 쟁점이 되자, 영상 기록물을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며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고 분석 및 예방 측면에서 큰 역할을 하며, 자동차의 안전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는 식이다.
수많은 전문가, 심지어 정치권까지 급발진 사고 예방을 위해 페달 블랙박스를 의무화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고 법안까지 발의했다. 페달 블랙박스가 어떻게 급발진을 막고 차량의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지가 궁금하다.
너도 나도 달기 시작한 페달 블랙박스는 그러나 의도와 다르게 차량의 결함에 따른 급발진 사고가 아닌,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을 착각한 운전자의 오조작 사고라는 명백한 증거로 활용되고 되고 있다.
지난 7월 전남 고흥군 고흥읍 산길에서 60대 운전자는 아무리 브레이크를 밟아도 차가 멈추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사고를 냈다. 운전자의 아내는 '남편이 15년 동안 운전 강사를 했고 건강에도 이상이 없다'라며 급발진을 주장했다.
경찰에 제출한 페달 블랙박스는 그러나 전혀 다른 증거가 됐다. 블랙박스 영상에서 사고 운전자는 사고 직전부터 가속 페달을 수 차례 밟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는 모습이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다.
영상을 본 운전자도 꽤 당황스러워했다고 한다. 급발진을 주장하기 위한 증거로 사용하려고 달아 놓은 블랙박스에 의해 차량의 결함이나 고장이 아닌 페달 오조작으로 발생한 사고라는 점이 명확해진 것이다.
지난해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전기 택시 사고 역시 운전자는 브레이크 페달을 여러 차례 밟았지만 작동하지 않았다며 급발진을 주장했다 하지만 페달 블랙박스 영상을 분석한 결과는 달랐다. 경찰에 따르면 운전자는 충돌 직전까지 단 한 번도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았다. 영상에 고스란히 담겨 있으니 빼도 박도 못할 '페달 오조작'의 증거가 된 셈이다.
급가속에 따른 사고가 날 때마다 운전자 본인은 물론 다수의 전문가는 차량 결함에 의한 급발진부터 의심하고 있다. 그리고 급발진 의심 사고를 예방하고 증거로 쓰기 위한 페달 블랙박스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제조사가 페달 블랙박스를 의무적으로 장착하게 하고 하지 않으면 과징금을 물리자는 정치인도 나왔다. 하지만 너도나도 달기 시작한 페달 블랙박스를 통해 급가속 사고가 차량 결함에 의한 것으로 확인된 사례는 지금까지 단 한 건도 없다.
급가속에 의한 사고가 날 때마다 운전자가 급발진을 주장하는 데에는 언론, 소위 전문가들의 책임이 크다. 매번 제동 장치 이상 등 차량 결함에 의한 급발진 사고로 의심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운전자들이 '확증편향'에 갇히고 말았다.
확증편향은 운전자가 혹시 있을 수 있는 페달 오조작에 바로 대처하지 못하게 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사고 순간 페달을 잘 못 조작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할 겨를없이 머리에 가득한 결함, 급발진이 먼저 떠 올라 영상에서 나타난 것처럼 가속 페달만 밟게 된다.
페달 블랙박스는 사고를 예방하는 장치도 아니다. 사고 이후 수단에 불과할 뿐이고 의도와 다르게 '휴먼 에러'에 따른 페달 오조작 증거가 되고 있다. 이걸 의무적으로 장착하자는 법안이 발의됐으니 황당할 뿐이다.
사후 수단에 불과한 페달 블랙박스에 열을 올리기보다는 사고를 미리 막을 수 있는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에 먼저 관심을 가져야 한다. 페달 오조작 방지 시스템은 비정상적인 가속을 감지해 엔진 출력을 제한해 급가속을 차단하는 장치다.
지난 2012년부터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를 달기 시작한 일본에서는 사고가 10년간 절반이나 줄었다. 현대차가 최근 출시한 '캐스퍼 일렉트릭'에도 페달 오조작 시스템(PMSA)이 탑재돼 있다.
PMSA는 전후방 1m 이내에 장애물이 있는 정차 또는 정차 후 출발하는 저속 주행 상태에서 가속 페달을 빠르고 깊숙하게 밟을 경우 이를 운전자의 의지와 상관없는 페달 오조작으로 판단, 구동력 및 제동력을 제어해 충돌을 방지한다. 현대차는 PMSA 적용 차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정치권까지 나서 사후 수단에 불과한 페달 블랙박스 의무화를 주장할 것이 아니라 페달 오조작을 차단해 급가속 사고를 미리 예방할 수 있는 장치부터 의무화하는 방안을 고민해 봐야 한다.
김흥식 기자/[email protected]
머니맨
회원 먹튀사이트 최신글
-
25년식 사도 될까? 벤츠 11월 판매조건 정리
[0] 2024-11-14 16:45 -
美 뉴스위크 '아이오닉 9ㆍ기아 EV9 GT' 2025년 가장 기대되는 신차로 선정
[0] 2024-11-14 14:25 -
[EV 트렌드] 中 CATL '트럼프가 허용하면 미국 내 배터리 공장 건설 검토'
[0] 2024-11-14 14:25 -
美 NHTSA,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등 46만대 리콜...변속기 결함
[0] 2024-11-14 14:25 -
가장 강력한 전기 오프로더 '벤츠 G580'... 45도 등판 정도는 알아서 척척
[0] 2024-11-14 14:25 -
[EV 트렌드] 폭스바겐, 리비안 합작사에 8조 투입 '아키텍처 · 소프트웨어 공유'
[0] 2024-11-14 14:25 -
메르세데스-벤츠 CEO, '중국 성공이 글로벌 성공의 열쇠'
[0] 2024-11-14 14:00 -
리비안 CEO, 기후변화 대응 촉구… '지금은 후세를 위한 역사적 순간'
[0] 2024-11-14 14:00 -
럭셔리와 모험의 조화, JLR 코리아 차별화된 고객 경험 제공
[0] 2024-11-14 14:00 -
[스파이샷] 포르쉐 911 GT3 RS, 새 얼굴로 돌아온다
[0] 2024-11-14 14:00
남자들의 로망
시계&자동차 관련된 정보공유를 할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르노-지리, 내연기관 ·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생산 위한 신규 합작사 설립
-
중립으로 인기 끌었던 '제네바모터쇼' 119년만 영구적 취소...재단도 해산
-
2024년 6월 국산차 판매조건/출고대기 정리
-
헥터 비자레알 GM 한국사업장 사장 겸 CEO ‘아틀리에 리릭’ 방문
-
SUV 쿠페의 진화와 디지털 혁신, BMW 2세대 X2 xDrive 20i 시승기
-
볼보그룹코리아, 디지털 운영 관리 솔루션 모바일 앱 ‘마이 스마트 머신’ 출시
-
한국타이어, 미쓰비시 MPV 모델 ‘엑스팬더’에 벤투스 프라임 3 신차용 타이어 공급
-
美 노동부, 현대차 아동 불법고용 혐의로 고소 '주당 최대 60시간 일한 13세'
-
100kWh 배터리팩 탑재, 지프 순수전기 SUV '왜고니어 S' 최초공개
-
기아 EV3 4주 연속 구입의향 10% 돌파
-
란치아, 2028년 델타 부활시킨다
-
BYD 신형 PHEV 모델, 글로벌 플레이어들과 가격 경쟁 예고
-
유럽연합의 중국산 전기차 관세 인상에 대한 논란 확대
-
BMW, 중국 합작공장 누계 생산 600만대 돌파
-
폭스바겐, 골프 탄생 50주년 기념 레이스카 녹색 지옥 '뉘르부르크링 24' 우승 노려
-
애스턴마틴 신형 밴티지 GT3, 1959년 영광을 다시 한번 ‘뉘르부르크링 24시’ 출격
-
화웨이 CEO, 신규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는 롤스로이스 능가할 것
-
캐딜락 ‘아틀리에 리릭’ 헥터 비자레알 GM 한국사업장 사장 겸 CEO 방문
-
고령운전자 사고를 실질적으로 줄이는 방법은 최소한의 규제부터....
-
‘페라리 12칠린드리, 한국에서 아시아 최초 공개
- [유머] 엑셀에서 이거 왜이런지 아시는분 계십니까ㅜㅜ
- [유머] 워후우우 아쎄이! 우주 밀크쉐이크도 있다네!
- [유머] 똑똑한 댕댕이
- [유머] 음탕한 엉덩이
- [유머] 훌쩍훌쩍 아들의 죽음을 눈앞에서 본 어머니의 절규
- [유머] 주식은 브라키오사우루스 매매법으로
- [유머] 마법소녀 우정잉
- [뉴스] 故 송재림의 유작... '루나코인' 사태 다룬 영화 '폭락: 사업망한남자' 내년 1월 개봉
- [뉴스] 괌으로 출산하러 간 한국인 산모 사망에도... 원정출산 업체 '안전하다'며 계속 영업
- [뉴스] '마약 투약 자수합니다'... 김나정의 자수 이유로 추정되고 있는 '쭈라'의 뜻
- [뉴스] 서울시판 '나는 솔로' 참가자 '혼인관계·직업·성범죄' 이력 탈탈 털자... 미혼남녀 3300명 몰려
- [뉴스] 윤 대통령 '골프 의혹' 점점 커져... '한미연합훈련 중에도 쳐' 주장 나와
- [뉴스] 조병규, 악행 일삼는 범죄자로 돌아온다... 영화 '보이' 주연 발탁
- [뉴스] 딸뻘 편의점 알바생에게 한 달에 150만 원 주겠다며 연애하자고 한 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