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자동차
7,670[기자 수첩] 급발진을 막는다? 오조작 빼박 증거가 된 '페달 블랙박스'
조회 2,022회 댓글 0건
머니맨
2024-09-04 18:25
[기자 수첩] 급발진을 막는다? 오조작 빼박 증거가 된 '페달 블랙박스'
지난 7월 전남 고흥군 고흥읍 산길에서 발생한 급가속 사고 운전자가 사고 직전까지 브레이크 페달이 아닌 가속 페달을 수 차례 조작하는 페달 블랙박스 영상
[김흥식 기자] 인터넷에는 '급발진 대비용 페달 블랙박스'가 절찬리에 팔리고 있다. 3, 4만 원대 저가도 있지만 유명 변호사, 자동차 명장의 이름을 달고 개당 30만 원에서 40만 원까지 고가에 팔리는 제품도 수두룩하다.
페달 블랙박스는 운전자의 페달 조작 상태를 실시간으로 기록하는 영상 장치다. 업체들은 최근 급발진 주장 사고가 쟁점이 되자, 영상 기록물을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며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고 분석 및 예방 측면에서 큰 역할을 하며, 자동차의 안전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는 식이다.
수많은 전문가, 심지어 정치권까지 급발진 사고 예방을 위해 페달 블랙박스를 의무화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고 법안까지 발의했다. 페달 블랙박스가 어떻게 급발진을 막고 차량의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지가 궁금하다.
너도 나도 달기 시작한 페달 블랙박스는 그러나 의도와 다르게 차량의 결함에 따른 급발진 사고가 아닌,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을 착각한 운전자의 오조작 사고라는 명백한 증거로 활용되고 되고 있다.
지난 7월 전남 고흥군 고흥읍 산길에서 60대 운전자는 아무리 브레이크를 밟아도 차가 멈추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사고를 냈다. 운전자의 아내는 '남편이 15년 동안 운전 강사를 했고 건강에도 이상이 없다'라며 급발진을 주장했다.
경찰에 제출한 페달 블랙박스는 그러나 전혀 다른 증거가 됐다. 블랙박스 영상에서 사고 운전자는 사고 직전부터 가속 페달을 수 차례 밟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는 모습이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다.
영상을 본 운전자도 꽤 당황스러워했다고 한다. 급발진을 주장하기 위한 증거로 사용하려고 달아 놓은 블랙박스에 의해 차량의 결함이나 고장이 아닌 페달 오조작으로 발생한 사고라는 점이 명확해진 것이다.
지난해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전기 택시 사고 역시 운전자는 브레이크 페달을 여러 차례 밟았지만 작동하지 않았다며 급발진을 주장했다 하지만 페달 블랙박스 영상을 분석한 결과는 달랐다. 경찰에 따르면 운전자는 충돌 직전까지 단 한 번도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았다. 영상에 고스란히 담겨 있으니 빼도 박도 못할 '페달 오조작'의 증거가 된 셈이다.
급가속에 따른 사고가 날 때마다 운전자 본인은 물론 다수의 전문가는 차량 결함에 의한 급발진부터 의심하고 있다. 그리고 급발진 의심 사고를 예방하고 증거로 쓰기 위한 페달 블랙박스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제조사가 페달 블랙박스를 의무적으로 장착하게 하고 하지 않으면 과징금을 물리자는 정치인도 나왔다. 하지만 너도나도 달기 시작한 페달 블랙박스를 통해 급가속 사고가 차량 결함에 의한 것으로 확인된 사례는 지금까지 단 한 건도 없다.
급가속에 의한 사고가 날 때마다 운전자가 급발진을 주장하는 데에는 언론, 소위 전문가들의 책임이 크다. 매번 제동 장치 이상 등 차량 결함에 의한 급발진 사고로 의심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운전자들이 '확증편향'에 갇히고 말았다.
확증편향은 운전자가 혹시 있을 수 있는 페달 오조작에 바로 대처하지 못하게 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사고 순간 페달을 잘 못 조작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할 겨를없이 머리에 가득한 결함, 급발진이 먼저 떠 올라 영상에서 나타난 것처럼 가속 페달만 밟게 된다.
페달 블랙박스는 사고를 예방하는 장치도 아니다. 사고 이후 수단에 불과할 뿐이고 의도와 다르게 '휴먼 에러'에 따른 페달 오조작 증거가 되고 있다. 이걸 의무적으로 장착하자는 법안이 발의됐으니 황당할 뿐이다.
사후 수단에 불과한 페달 블랙박스에 열을 올리기보다는 사고를 미리 막을 수 있는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에 먼저 관심을 가져야 한다. 페달 오조작 방지 시스템은 비정상적인 가속을 감지해 엔진 출력을 제한해 급가속을 차단하는 장치다.
지난 2012년부터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를 달기 시작한 일본에서는 사고가 10년간 절반이나 줄었다. 현대차가 최근 출시한 '캐스퍼 일렉트릭'에도 페달 오조작 시스템(PMSA)이 탑재돼 있다.
PMSA는 전후방 1m 이내에 장애물이 있는 정차 또는 정차 후 출발하는 저속 주행 상태에서 가속 페달을 빠르고 깊숙하게 밟을 경우 이를 운전자의 의지와 상관없는 페달 오조작으로 판단, 구동력 및 제동력을 제어해 충돌을 방지한다. 현대차는 PMSA 적용 차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정치권까지 나서 사후 수단에 불과한 페달 블랙박스 의무화를 주장할 것이 아니라 페달 오조작을 차단해 급가속 사고를 미리 예방할 수 있는 장치부터 의무화하는 방안을 고민해 봐야 한다.
김흥식 기자/[email protected]
머니맨
회원 먹튀사이트 최신글
-
첫눈 내리는 날 만나자는 약속, 자동차는 '절반의 마음'으로 달려야 안전
[0] 2024-11-26 17:00 -
[기자 수첩] 도요타 아키오 회장 '모리조'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의 비결
[0] 2024-11-26 14:25 -
볼보코리아, 에어 서스펜션 ‘XC60 윈터 에디션’ 60대 온라인 한정 판매
[0] 2024-11-26 14:25 -
'상품성 대폭 강화' 9세대 완전변경,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국내 출시
[0] 2024-11-26 14:25 -
650마력 더 강력한 성능으로 3.5초, 기아 '더 뉴 EV6 GT' 계약 개시
[0] 2024-11-26 14:25 -
[EV 트렌드] 볼보, 중국 전용으로 새로운 PHEV SUV 'V446' 개발 중
[0] 2024-11-26 14:25 -
현대자동차-울산시-中광저우시, 수소생태계 확산 위한 업무협약 체결
[0] 2024-11-26 14:00 -
메르세데스-벤츠 사회공헌위원회, 인천 학대피해아동 보호 위한 전문기관 조성에 5억 원 지원
[0] 2024-11-26 14:00 -
토요타 가주레이싱 월드 랠리팀 4년 연속 제조사부문 우승 차지
[0] 2024-11-26 14:00 -
전기차 계기판 주행 가능거리 실제와 차이 커...테슬라, 저온에서 최대 21%↓
[0] 2024-11-26 14:00
남자들의 로망
시계&자동차 관련된 정보공유를 할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만트럭버스코리아, 뉴 MAN TGX 트랙터 프로모션 강화
-
E-클래스가 6000만원대? 벤츠 8월 판매조건 정리
-
메르세데스 벤츠, 중국 베이징에서 레벨4 자율주행 테스트 허가 취득
-
중국 자동차업체들 포춘 500대 기업 순위 급상승
-
아우디, 네카줄름 공장, 360팩토리 전략으로 2025년 탄소중립 달성한다.
-
전기차 화재, 신기술에 대한 정책 시스템으로 연결되어야
-
수입차 포함, 국내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대부분 공개...정부, 특별 안전 점검 권고
-
르노코리아, ‘2024 스타트업 오픈스테이지’ 개최… 미래차 기술 협업 파트너 모집
-
KG 모빌리티 곽재선 회장 '액티언 세일즈' 튀르키예 방문 현장 경영 박차
-
현대모비스 '2024 임팩트 아이디어 챌린지' 침수차 비상 탈출 시스템 대상
-
기아 K4, 북미 가격 3000만원대부터...포르테보다 비싼 가격에도 '굿'
-
폴스타 4 국내에서 만들면 더 싸진다? '이는 실제 사실이 아니다'
-
현대차·기아, 전국 2000곳에서 '전기차 안심 서비스' 9개 필수 항목 무상 점검
-
지하 주차장만 있는데, 전기차 화재 옆 차로 번지면 '배상은 누가?'
-
벤츠 국내 전기차 80% 중국 배터리 탑재, 최고급 EQS도 파라시스
-
'발상의 전환 두 번째 전기차' 폴스타 4 국내 출시…CATL 리튬이온 탑재
-
피엠그로우, 전기차 배터리 ‘안전 알림 서비스’인 ‘WattSafe’출시
-
BYD, 처음으로 라이다 센서 탑재한 씰 EV 출시
-
현대차·기아, EV 배터리 공급처 공개로 안전 우려 대응
-
이탈리아, 동펑자동차와 협상에서 사이버 보안 및 데이터 보호 조건 제시
- [유머] 무한도전이 예언한 정우성
- [유머] 튜닝 센스
- [유머] 한국인한테 욕먹어서 힘든 일본인
- [유머] 역사상 최악의 실수라 평가받는 노벨상
- [유머] 굳어가는 뇌를 살리는 법
- [유머] 다람쥐가 먹이집착이 심한 이유
- [유머] 친누나의 급발진
- [뉴스] 軍 간부 10명 중 6명 '군인 직업, 추천 안해'... 군인 사기, 확 꺾였다
- [뉴스] 걷기 힘들 정도의 심한 통증에도... '항암 8차례' 유방암 견뎌내고 피트니스 대회서 1등한 50대 여성
- [뉴스] '군수 직능 최초' 첫 여성 장군 탄생... 김진희 육군 군수사 장비정비계획과장
- [뉴스] 구독자 7000만명 돌파한 '사촌남매 유튜버'의 정체... 국내 개인 유튜버 중 최고
- [뉴스] 정찬성도 실력 인정한 허경환, 美 주짓수 대회서 준우승 차지
- [뉴스] 김종민, 11세 연하 여친과 결혼 준비 중... 미리 딱 정해준 신지·빽가 축의금 액수
- [뉴스] 조국 딸 조민, CEO됐다... 스킨케어 브랜드 '세로랩스' 론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