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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화물차 아닌가? 현대차 ST1 카고, 대형 전기 SUV 못지 않은 승차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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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9 11:00

[시승기] '화물차 아닌가?' 현대차 ST1 카고, 대형 전기 SUV 못지 않은 승차감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전기차,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등이 자동차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여기에 소프트웨어 중심차(Software Defined Vehicle, SDV), 그리고 목적기반차(Purpose-Built Vehicle, PBV)도 자동차 산업의 키워드가 됐다.

이 가운데 목적기반차는 생소하다. 특정한 용도나 목적에 맞춰 설계되고 제작된 차량을 의미하는 목적기반차는 비즈니스나 사용자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맞춤 제작된다는 점에서 일반 승용차나 화물차와 구별된다.

모듈화 설계로 택배 차량, 응급 구조차, 이동식 카페, 개인 캠핑카 등 다양한 용도에 맞춰 제작할 수 있다. 여기에 전기차,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등 최신 자동차 기술을 적극 활용한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으로, 클라우드 기반 내비게이션, 인공지능 음성인식, OTA(Over-the-Air)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의 기능으로 사용자 편의를 극대화할 수 있다.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명명한 현대차 ST1이 바로 목적기반차다. 

더 큰 크기에 낮은 전고로 어디든지=ST1 카고는 전장 5625mm, 전폭 2015mm, 전고 2230mm로 기존 화물차보다 크고 낮다. 그리고 적재 고(495mm)와 스텝 고(380mm)를 낮춰 짐을 싣고 내리기 편리하게 설계됐다. 주목할 것은 전고를 포함한 높이에 있다. 전고는 일반적인 아파트 지하 주차장 진입이 가능하다. 특히 화물을 싣고 내리거나 운전석에 오르는 높이가 계단 하나를 오르는 정도여서 기존 화물차들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쉽고 편하다. 

전고를 낮추는 대신 지상고가 낮아 적재함 실내고는 1700mm나 된다. 선 채로 작업이 가능했고 조금 더 큰 경우에도 허리를 크게 구부리지 않아도 편안하게 작업할 수 있는 구조다. 포터 카고보다 높은 제원이다. 

세미 보닛을 특징으로 하는 외관은 차체를 빙 둘러 가며 블랙 컬러의 프로텍터로 차체를 보호하고 있다. 유선형 루프 스포일러와 공력 성능을 향상하게 시키는 가니쉬도 적용돼 있다. 측면에는 슬라이딩 도어, 후면에는 트윈 스윙 도어가 적용됐다. 후면 도어는 일반 승용차와 같은 잠금장치가 적용돼 있어 힘들이지 않고 여닫을 수 있다. 90도로 고정하거나 최대 258도까지 젖혀 고정할 수 있다.

대형 SUV 부럽지 않은 인테리어=실내는 직관적인 전자식 변속 버튼과 12.3인치 컬러 LCD 디지털 클러스터, 10.25인치 전용 내비게이션 화면이 탑재됐다. 대용량 센터 콘솔, 크래시패드 및 1열 상단 수납함, 프렁크(24.8ℓ) 등 다양한 수납공간도 제공한다. 

후방 시야를 확보할 수 없는 탑차의 특성에 맞춰 ST1 카고에는 후진 안전을 위한 주차 경고 초음파 센서, 적재함 도어 개방 경고 시스템, 자동 시동 시스템 등을 갖추고 있다. 특히 착좌 센서로 운전자가 시동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자동으로 시동을 켜고 끄는 시스템으로 사용 편의 및 안전성을 높였다. 또한, 파워 슬라이딩 도어 자동 잠금 기능도 설정이 가능하다.

ST1 카고는 클라우드 기반 내비게이션, 인공지능 음성인식 기능, 차량 시스템 무선(OT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데이터 오픈 API 등을 통해 운행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현대차가 제공하는 차량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자가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을 차량에 탑재해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 오픈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도 제공한다.

택배 일을 한다고 가정했을 때, 다음 배송지나 목적지 경로 등 업무에 필요한 정보를 스마트폰 또는 단말기가 아닌 차량 내 디스플레이에 설치한 자체 애플리케이션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시동을 걸고 끌 필요 없이 배송을 끝내고 차에 오르면 곧바로 필요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된다. 

기아 EV9 못지않은 주행 성능=ST1 카고와 ST1 냉동차에는 76.1kWh 배터리를 탑재해 각각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 317km와 298km를 확보하고 있다. 초급속 충전 시스템(350kW)을 통해 배터리 용량의 10%에서 80%까지 20분 만에 충전이 가능, 사용자의 충전 스트레스를 덜 수 있게 했다. 

모터 최고 출력은 160kW, 모터 최대 토크는 350Nm이며, 전비는 카고가 3.6km/kWh, 카고 냉동이 3.4km/kWh다. 연비 정보 표시 오류로 이날 시승에서 실제 주행 전비는 확인하지 못했다.

아무리 전기차라고 해도 승차감에서 조금은 다를 수 있을 것으로 봤다면 오산이다. 포터나 봉고 전기차에서 느꼈던 주행 질감과는 하늘과 땅의 차이가 난다.

대형 SUV 전기차를 타는 느낌 그대로다. 캡보다 두 배 정도 되는 크기의 탑이 씌어져 있는데도 후미에 전혀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 기아 EV9을 몰고 있는 느낌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정도다. 수준급의 승차감과 정숙성을 보여준다.

과속방지턱을 지날 때 차이가 확연해진다. 후륜이 강하게 타고 넘으면서 적재함의 강한 충격이 운전석까지 전달되는 일반적인 화물차와 다르게 부드럽고 또 매끄럽게 대응을 해준다. 후륜에 유압식 리바운드 스토퍼를 탑재해 쇼크-업 쇼바 같은 것들이 적절하게 잡아 주는 효과다.

여기에 랙 구동형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 휠(RMDPS)더해져 조향 역시 부드럽고 빠르게 반응하는 특성을 보여준다. 윈드실드하고 1열 창문에도 이중 흡착 유리를 사용하고 대시보드, 도어 트림, 헤드라이닝 등에 적극적인 흡음재 사용으로 실내 정숙성도 뛰어나게 했다. 

후방 시야가 전혀 없는 낯선 환경에서도 후진에 어려움은 없었다. 후방 카메라와 함께 차량 주변을 360도로 보여주는 어라운드 뷰 모니터 영상으로 안전하고 쉽게 후진할 수 있었다. 주행 중에도 내비게이션 화면에서 후방 영상을 제공한다.

[총평] ST1 카고의 판매 가격은 스마트 트림이 5980만 원, 프리미엄 트림이 6360만 원이다. 시승 차는 프리미엄 트림에 빌트인캠 옵션이 추가된 모델로, 구매 보조금을 받으면 5000만 원대 중반 구매가 가능하다. 가격에 대한 부담은 있지만 다양한 용도에 맞춰 제작이 가능하며, 적당한 높이의 전고와 낮은 스텝 고의 사용 편의성 맞춤화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차량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게 한 것이 큰 장점이다. 


김흥식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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