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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는 적당합니다만...가성비 끝판왕 '르노 아르카나 E-테크 하이브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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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3 11:25

크기는 적당합니다만...가성비 끝판왕 '르노 아르카나 E-테크 하이브리드'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관심이 최고조에 달했다. 1분기 시장을 보면, 전기차를 포함한 전체 친환경차 판매 대수가 10만 대를 넘었고 이 가운데 하이브리드카 비중이 84% 이상을 기록했다. 작년 같은 분기와 비교하면 40% 이상 급증했다.

충전 불편으로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뚝 떨어졌지만, 고유가로 휘발유 가격이 오르자 대안으로 하이브리드카를 찾는 사람이 많아진 덕분이다. 하이브리드카 인기가 높아지면서 르노코리아 핵심 모델 '아르카나 E-테크 하이브리드(Arkana E-Tech hybrid)'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사명을 바꾸고 로장주 앰블럼과 차명까지 바꾸며 분위기 반전을 노리는 르노의 첫 번째 모델 아르카나 E-테크 하이브리드를 만나봤다.

아르카나 E-테크 하이브리드에 숨겨진 비밀 '두 개의 모터'

아르카나 E-테크 하이브리드는 일반적인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다르게 2개의 모터를 쓴다. 하나는 발전용 하나는 구동용으로 각각 다른 역할을 한다. 일반적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주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회생 제동 에너지로 배터리를 채운다.

소극적인 배터리 충전으로 발진과 가속 등 제한된 영역에서 내연 기관을 보조하는 역할에 그치는 것이 보통이다. 아르카나 E-테크 하이브리드는 회생 제동 에너지는 물론, 발전기를 돌려 적극적으로 배터리에 전기 에너지를 저장한다.

이렇게 저장된 전기 에너지는 일상 주행에서 가장 많이 쓰는 시속 50km 이하 도심 구간에서 최대 75%까지 전기 모드 주행이 가능하게 한다. 도심에서는 보통의 전기차와 주행 질감이 다르지 않다. 계기반에 표시되는 'EV' 모드가 끈질기게 유지되고 필요할 때 발전용 모터가 배터리를 채우는 소리가 간헐적으로 들릴 뿐이다.

전기차에 가까운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도심은 물론 한적한 길에서도 인증 연비 이상의 효율성을 보여준다. 아르카나 E-테크 하이브리드(18인치)의 도심 인증 연비는 17.4km/ℓ, 고속도로에서는 16.6km/ℓ의 제원을 갖고 있지만 실주행 수치는 이보다 확실하게 높다.

도심에서는 평균 22km/ℓ, 한적한 지방도에서 빠르게 주행을 이어가도 20km/ℓ 아래로 떨어지는 일이 없다. 도로 상황에 따라 편차가 큰 일반적인 하이브리드카와 가장 크게 다른 점이다. 비슷한 체구를 가진 하이브리드 경쟁 모델에서도 도심 연비가 17km/ℓ를 넘는 건 찾기가 쉽지 않다.

아르카나 E-테크 하이브리드에 숨겨진 비밀 'F1 머신의 기술'

아르카나 E-테크 하이브리드는 에너지 효율성에 더해 다이내믹한 주행 성능을 보여준다. 비밀은 르노 그룹 F1 머신에서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기술 노하우에 있다. 구동 전기모터(36kW / 205Nm)와 발전 기능을 겸하는 고전압 시동모터(15kW / 50Nm)로 구성된 듀얼 모터 시스템을 하이브리드에 최적화된 1.6 가솔린 엔진과 맞물려 놨다.

이 시스템이 클러치 리스 멀티모드 기어박스와 결합해 일반적인 하이브리드카와 다른 퍼포먼스를 경험하게 한다. 엔진 변속 4단, 전기 모터 2단으로 구성한 클러치 리스 멀티모드 기어박스는 다양한 조합으로 순간순간의 상황에 맞춰 적절한 변속을 제공한다.

아르카나 E-테크 하이브리드의 발진이 부드럽지만 유독 힘차게 느껴지는 것, 신경질적이지 않은 가속 비결이다. 언덕길, 내리막길, 가속과 감속 등 모든 주행 순간에 모터와 엔진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뤄 동력을 배분해 주는 클러치 리스 멀티모드 기어박스가 아르카나 E-테크 하이브리드의 주행 성능을 차별화한 핵심 요소다. 

모든 구간에서 아주 넉넉한 힘을 발휘하는 것, 엔진에서 운전대로 전달되는 피드백도 기분을 좋게 하지만 발전용 모터의 소음이 느닷없이 크게 전달되는 순간들이 자주 있었다. 

이 밖에 안전 사양도 잘 갖춰 놨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오토 홀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사각지대 경보 시스템, 후방 교차 충돌 경보 시스템, 차선 이탈 경보 보조 시스템 등등의 풍부한 안전 사양과 튼튼한 골격으로 아르카나 E-테크 하이브리드는 유로 NCAP 최고 안전 등급인 별 다섯 개를 받았다.

아르카나 E-테크 하이브리드 '간결한 내·외관 그리고 악센트'

아르카나 E-테크 하이브리드는 외관에도 역동적인 특성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섬세함이 숨겨져 있다. 전면에는 F1 머신이나 또 고성능 슈퍼카에서서 많이 볼 수 있는 'F1다이내믹 블레이드 범퍼'가 보인다.

인스파이어 트림에서 디자인 패키지 옵션을 선택하면 앞뒤 범퍼와 사이드 클래딩에 황금색 악센트를 추가할 수 있다. 로장주 앰블럼과 화려해진 라디에이터 그릴 패턴과 조명 그래픽으로 이전보다 고급스러움이 확실해진 것도 좋아 보인다.

새로 디자인한 디지털 감성의 휠도 매력적이다. 전체적으로 크롬을 배제하면서 간결하지만 정제된 기품이 있는 것도 마음에 든다. 눈에 띄는 변화 없이 오랜 시간을 끌고 가고 있지만 XM3에서 디테일을 수정해 아르카나로 변신했다는 의지는 충분히 드러나 있다.

트렁크는 동급 하이브리드 모델 가운데 가장 큰 487ℓ다. 바닥닥 아래에 또 다른 공간이 있고 무엇보다 트렁크 내부에서 휠아치부를를 깔끔하게 정돈한 것이 만족스럽다. 바닥이나 측면이 반듯해서 겉도는 것 없이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서다.

실내의 변화는 많지 않다. 운전대 중앙 앰블럼이 로장주로 바뀐 정도다. 차량의 기능 대부분을 중앙에 있는 태블릿 타입의 9.3' 스크린에 담았다. 대신 자주 또 빠르게 쓰는 공조 버튼류가 밖으로 나와 있고 오디오는 운전대 오른쪽 레버를 적용해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

[총평] 시승한 모델 아르카나 E-테크 하이브리드 인스파이어의 기본 가격은 3396만 원이다. 배기량, 크기가 비슷한 동급 모델을 아르카나 인스파이어 트림의 사양에 맞추면 대부분 3000만 원대 후반으로 가격이 오른다.

르노코리아가 인스파이어 트림을 추가하면서 '가성비의 끝판왕'으로 불리는 것도 우세한 사양에도 가격 경쟁력이 뛰어 나서다. 여기에다 연비 경제성을 더하면 가성비는 물론, 유지비의 장점까지 누릴 수 있다. 3일간 시승을 하면서 20km/ℓ대 아래로 주행 연비가 내려간 적이 없었다.

무엇보다 차가 예뻤다. 쿠페처럼 미려한 라인을 갖고 있어 생김새에 민감한 30대 중반까지 수용할 수 있는 디자인과 가성비를 갖춘 최고의 모델로 아르카나 E-테크 하이브리드 인스파이어를 추천한다. 


김흥식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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