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자동차
7,701[뜨거운 희망, 양승덕의 국밥 기행 6] 여수 나진국밥, 뜨거운 사랑을 나눈 듯...
조회 3,870회 댓글 0건
머니맨
2024-04-19 11:45
[뜨거운 희망, 양승덕의 국밥 기행 6] 여수 나진국밥 '뜨거운 사랑을 나눈 듯...'
여수 나진국밥을 찾아간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으며 행운이었다. 국밥을 목적으로 하지 않은 출장길에 만났다. 지역 주민이 알려준 데로 찾았을 뿐인데 그렇게 유명한 식당일 줄이야... 차로 다섯 시간을 넘게 달려 찾은 나진국밥은 바닷가 한가로운 시골 마을에 있었다. 안으로 들어서면 노포 분위기가 가득하다. 나진국밥은 한마디로 평양냉면을 닮았다.
첫 술로 뜬 국물 맛은 밋밋했다. 무슨 맛인지 쉽게 다가오지 않는다. 마지막 남은 국물을 그릇째 들이켜고 나서야 참으로 실하고, 입에 붙는 만족감이 찾아온다. 국밥 한 그릇을 비우는 동안 시나브로 처음과 끝맛이 다르게 느껴지는 것이 나진국밥의 매력이다.
여수시 화양면 바닷가에 위치한 허름한 식당은 언제나 문전성시다. 아무리 유명인들이 다녀갔다고 한들 여기까지 와서 줄을 서서 먹을 일인가 의아할 정도다. 그 의문은 국밥이 나오기 전 시킨 머리 고기 수육 한 점을 초장에 찍어 넣으면 사라진다. 입안에서 녹듯, 부드럽게 사라지는 수육의 맛이 국밥에 대한 기대를 부풀게 한다.
신선한 새우젓을 약간 넣고 들깻가루와 통깨를 잘 저어 고기 한 점과 콩나물, 시금치를 같이 먹고 국물을 따로 떠먹으면 비로서 나진국밥의 전통에 취하고 오랜 기다림의 이유를 알게 된다. 꼭 밥을 말아 먹어야 한다. 시간이 갈수록 콩나물과 시금치가 뜨거운 국물에 익어가면서 부드러운 식감을 더해 주면 국밥은 조금씩 깊은맛으로 변한다.
국밥에서 건져낸 고기를 들깻가루 섞은 초장에 찍어 먹어 보고, 또 다른 부위의 고기를 건져 새우젓에 찍어 먹으면 나진국밥을 먹는 재미와 맛이 남다름을 알 수 있다. 데쳐서 나온 부추와 밭에서 금방 따온 것 같은 상추, 풋고추, 양파는 국밥만으로 지루할 수 있는 식감을 다양하게 느낄 수 있게 한다. 가수 성시경이 국밥을 다 먹은 후 “국밥과 뜨거운 사랑을 나눈 것 같다”고 한 그대로다. 국밥 한 그릇에 대한 찬사 중 최고다.
여수는 남도의 식도락이 넘치는 곳이다. 누군가 여수까지 내려가서 국밥을 먹을 일인가 되물을 수도 있다. 선어회, 게장, 새조개, 하모, 홍해삼, 갓김치, 갈치조림 등 일부러 여수에 가서 먹어야 할 음식이 많은데 국밥이라니. 하지만 나진국밥은 이야기가 다르다. 바닷가 마을은 해산물이 넘쳐 났겠지만, 온 힘을 써야 하는 어부에게 돼지고기는 제격이었을 것이다.
그 돼지고기의 머리를 푹 삶아서 수육으로 먹고 국밥으로 먹을 때 뱃일을 견디기가 그래도 수월했을 것이다. 나진국밥이 위치한 여수시 화양면은 바닷가 바로 옆이다. 식당 창문을 통해 바다가 보이고 창문을 열면 시원한 바닷바람이 뜨거운 국밥에 녹아든다. 바다의 재료가 전혀 들어 있지 않지만 바다 맛도 나는 듯하다.
그곳에 가면 햇살이 창문으로 들어와 국밥을 먹는 사람들의 볼이 반짝반짝 빛나는 평화로움이 있다. 그래서 나진국밥을 먹다 보면 식사한다는 느낌보다는 외로움을 달래거나 사랑이 싹트는 행복한 시간으로 다가온다. 그만큼 맛있다는 이야기다.
나진국밥은 오전 10시에서 오후 1시까지만 문을 연다. 멀리서 온 사람들이 허탕을 치기 일수다. 재료가 떨어지면 문을 닫는데, 고기를 삶아서 준비할 수 있는 양이 한정적이라고 한다. 변하지 않는 맛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여수는 밤바다의 조명 아래서 사랑을 나누며 낭만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국밥을 먹으면서 사랑을 속삭이는 것도 낭만적이지 않을까?
[글과 사진 양승덕 웰컴 대표/ 정리 김흥식 기자]
김흥식 기자/[email protected]
머니맨
회원 먹튀사이트 최신글
-
무디스 재팬, 닛산 신용 등급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
[0] 2024-11-29 14:45 -
메르세데스 벤츠, 새로운 운영체제 MB.OS로 소프트웨어 수익 창출
[0] 2024-11-29 14:45 -
중국 자율주행 스타트업 포니에이아이, 미국 나스닥 상장
[0] 2024-11-29 14:45 -
마쓰다, 하이브리드 전기차용 엔진 2027년 목표로 개발 중
[0] 2024-11-29 14:45 -
토요타, 10월 전 세계 신차 판매 1% 증가.. 전동화차는 30% 증가
[0] 2024-11-29 14:45 -
[시승기] BMW 4세대 완전변경 X3 '이상과 현실에서 오는 묘한 괴리감'
[0] 2024-11-29 14:45 -
혼다코리아, 2025년형 ‘CBR1000RR-R파이어블레이드SP’ 출시
[0] 2024-11-29 14:45 -
폴스타, 첫 전기 SUV 쿠페 ‘폴스타 4’ 출고 개시...최대 511km 주행
[0] 2024-11-29 14:45 -
이건 원격 조정 아니겠지? 테슬라 옵티머스 '캐치볼' 영상 화제
[0] 2024-11-29 14:45 -
29년간 매년 138대 팔았다. 기아 강진수 선임 '그랜드 마스터 등극'
[0] 2024-11-29 14:45
남자들의 로망
시계&자동차 관련된 정보공유를 할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최대 60% 종경사, 기아 전천후 군용차 캡샤시...방산 전시회 'MSPO' 참가
-
애스턴마틴 플래그십 신형 '뱅퀴시' 공개...V12트윈터보 835마력 발휘
-
8월에도 내수 · 수출 동반 '약세' 국내 완성차 판매 전년비 6.4% 감소
-
'케즘 이겨낸 캐스퍼 EV 돌풍' 현대차 지난달 연중 최다 전기차 판매 달성
-
'그릴 변화에 주목' 볼보, 부분변경 XC90 디자인 온라인 사전 유출
-
'한편의 영화라도?' 테슬라 로보택시 이벤트 '워너 브라더스 스튜디오' 개최
-
테슬라, 모델 Y '주니퍼' 내년 1분기 공개… 4분기 7인승 버전도 추가
-
[EV 트렌드] 양산 요구 빗발쳤던 현대차 'N 비전 74' 2030년 이전 출시 확정
-
현대차ㆍ기아 '혁신과 창의적 디자인' 레드 닷 어워드 최우수상 등 다수 획득
-
르노코리아, 2024년 8월 총 8,451대 판매
-
KGM, 8월 내수, 수출 포함 총 8,128대 판매
-
2024 대학생 자작자동차대회 Baja 부문 성황리 마무리
-
1980년과 2024년의 피아트 판다의 디자인
-
2024 대학생 자작자동차대회 바하 부문, 한양사이버대학교 터보달팽이 팀 그랑프리
-
현대차그룹, 추석 연휴 협력사에 2조 3843억 조기 지급...최대 14일 앞당겨
-
르노코리아 '아르카나 하이브리드' 혜택 이달 종료...추석 귀성 여비 지원
-
월터의 증손자 '크라이슬러 잊혀질 위기, 인수하겠다' 제안에 스텔란티스 'NO'
-
한국지엠 두 번째 잠정합의안 도출ㆍKG 모빌리티 15년 연속 무분규 타결
-
벤츠 코리아, 인천 전기차 화재 전손 피해 차주 'E 클래스' 1년 무상 대여
-
현대차그룹, 월드 스마트시티 엑스포 첫 참가 '공간 · 모빌리티 · 에너지' 조화
- [유머] 하늘섬에 올라가는 방법 엘바프에서나올듯
- [유머] 자칭 현직 경찰 간부 “성범죄 무조건 기소의견과 진술서 조작”까지 공공연하게 ‘폭로’
- [유머] 사회적 생매장 사건들
- [유머] 수원에 생긴 만년설
- [유머] 대형사고
- [유머] 호주에서 담배 한 갑 가격으로 살 수 있는 식료품
- [유머] 바베큐하면서 트월킹
- [뉴스] 민경훈♥신기은PD 결혼식서 눈물 펑펑 흘린 이유 급하게 해명한 서장훈
- [뉴스] 송파구 '30억 건물주' 일가족 사망 미스테리... '금슬 좋은 부부·효심 깊은 아들' 이웃 증언
- [뉴스] '한국서 받은 사랑 보답할게요'... 조나단, 취약계층 여성청소년 위해 500만원 기부
- [뉴스] '벌금형' 받고 구독자 100만명 훅 빠진 '먹방 유튜버' 밴쯔, 의외의 근황 (영상)
- [뉴스] '여자 연습생, 작곡 수업 없어'... (여자)아이들 소연의 MMA 수상 소감·깜짝 재계약 발표
- [뉴스] 청룡상 회식 있는데 뿌리치고 나온 박정민...침착맨이 개최한 '포켓몬 게임' 대회 출전했다
- [뉴스] 뇌종양 투병중인 아내에게 살충제 먹여 살해한 남편... 판사가 '집유' 선고한 안타까운 사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