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자동차
7,544[뜨거운 희망, 양승덕의 국밥 기행 2] 마음 아릿한 인연 '예천 삼일따로국밥' feat. BMW X5
조회 2,802회 댓글 0건
머니맨
2024-02-22 11:25
[뜨거운 희망, 양승덕의 국밥 기행 2] 마음 아릿한 인연 '예천 삼일따로국밥' feat. BMW X5
따로국밥은 큰 솥에 소뼈를 고은 육수에 고추가루, 파, 마늘, 무를 넣고 다시 한번 푹 끓인 다음 뚝배기에 국 따로 밥 따로 내는 경북의 향토음식이다.
춘삼월이 코앞이라 코끝이 간질간질하다. 몸을 움직여 뭐라도 부딪혀 만나고 깨어 나고 싶은 계절이다. 개구리 마냥 겨울 잠에서 일어나 동네를 산보하고 나뭇가지 끝에서 만져지는 봄의 촉감을 느껴 본다. 봄이면, 김시천 시인의 ‘봄꽃을 보니 그리운 사람 더욱 그립습니다’는 시구처럼 마음이 아릿한 인연들이 떠오른다.
첫사랑이거나, 먼저 떠난 가족이거나, 소식이 끊긴 친구이거나. 한 번만 다시 볼 수 있다면 좋겠다 싶은 사람이 생각나 가슴이 미어지는 날, 이해인 시인의 ‘새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봄 인사 드립니다’로 닿지 않을 안부를 묻는다.
‘고향’은 나에게 그런 ‘사람’이다. 봄꽃을 보면 생각나는 사람. 너른 들판, 산으로 난 길, 큰 회나무 세 그루가 마을 중앙 동산에 있고, 낙동강 금모래 밭이 비봉산을 따라 길게 누워 있던 마을. 예천. 감각적으로 봄이다 싶으면 예천이 생각난다. 첫 국밥은 고향 근처가 좋겠다고 마음먹었다.
경북 예천으로 들어 가는 길, 반딧불이의 고장 예천은 봄이 되면 안부가 궁금한 영혼의 안식처 같은 곳이다.
뜨거운 희망은 항상 태어난 자리 혹은 초심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로 시작하는 시 ‘너에게 묻는다’로 유명한 예천 출신 시인 안도현도 고향으로 돌아와 생가 옆에 집을 짓고 계간지 ‘예천산천’을 창간했다.
시인은 한 인터뷰에서 “예천은 비록 작은 고을이지만 그래서 역설적으로 막무가내의 개발에서 소외돼 온 곳”이라며 개발 덜 된 고향을 자랑했다. 그가 스무 살에 쓴 시 ‘낙동강’은 유년의 나를 키워준 젖줄이기도 하다. 그래서, 소백산맥 자락에 자리잡아 안동, 영주, 문경, 의성과 연해 있으면서 내성천과 낙동강이 감싸 돌아 나가는 반딧불이의 고장 예천은 봄이 되면 안부가 궁금한 영혼의 안식처 같은 곳이다. 그 안식처에서 기다리고 있는 국밥은 봄과 함께 맞춤한 위로를 줄 것이다.
예천은 순대국밥으로 유명하다. 용궁면에 위치한 용궁단골식당과 박달식당이 대표적이다. 예천 읍내로 가면 현대국밥이 돼지국밥으로 유명하고, 삼일따로국밥이 선지국밥으로 유명하다. 그 중에서도 예천 읍내 ‘맛고을 문화의 거리’에 있는 삼일따로국밥을 대망의 첫 국밥집으로 선택했다.
옛 추억의 벽화가, 있어야 할 자리가 아닌 듯 펼쳐져 있고, 대형 양은 솥이 연탄불 위에 올려져 있다.
따로국밥은 큰 솥에 소뼈를 고은 육수에 고추가루, 파, 마늘, 무를 넣고 다시 한번 푹 끓인 다음 뚝배기에 국 따로 밥 따로 내는 경북의 향토음식이다. 육개장, 장터국밥과 비슷한데 내륙지방에서 주로 먹던 음식이다. 잔칫날도, 장례를 치를 때도 고향마을에서는 마당 한 귀퉁이에 큰 솥단지를 걸고 구수한 따로국밥을 끓여 손님을 치르곤 했다.
국물에 닭고기를 넣으면 닭개장이 되고, 돼지고기나 소고기를 넣으면 육개장이 된다. 고기를 넣지 않아도 토란이나 대파, 고사리를 듬뿍 넣어 국 본연의 맛을 내기도 한다. 고기를 실컷 먹을 수 없었던 산골 살림을 지탱하기 위해 지혜를 짜낸 음식이기도 하다. 뭇국, 시래기국, 김칫국도 산골에서 나는 재료의 한계를 바탕으로 어릴 적 자주 먹었던 음식이다. 그 특별할 것 없는 따로국밥을 첫 국밥여행의 한끼로 택한 것도 기억 너머 추억의 아는 맛 때문이리라.
중앙고속도로 예천 나들목을 돌아 나가자마자 곤충의 고장 예천은 이제는 나그네 된 고향 사람을 묵묵히 맞는다. 삼일따로국밥이 있는 예천 읍내도 묵묵하다. 조용한 시골 읍내가 정겹기만하다. 식당은 참 보잘 것 없다. 1981년부터 시작한 따로국밥 전문이라는 것을 문 밖에서 알 수 있다. 옛 추억의 벽화가 있어야 할 자리가 아닌 듯 펼쳐져 있고, 대형 양은 솥이 연탄불 위에 올려져 있다.
차례를 기다리는데 남자 주인이 부엌에서 밖으로 난 창문을 열고 솥에서 푹 끓인 국물을 뚝배기에 담는다. 오밀조밀 아무렇게나 식탁이 늘어져 있고 차림표가 따로 없다. 큼직한 선지 덩어리가 숭덩 썰어 넣은 무와 어우러진 순수한 붉은 색의 국이 탐스럽다.
밥 따로 국 따로. 삼일따로국밥은 함께 나오는 반찬을 무시할 수 없다. 고등어 구이, 호박전, 오이 무침이 경상도 북부지방의 맛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무짠지, 감자 조림, 양상추 샐러드가 구색을 거든다. 푹 끓인 국은 이웃집 잔칫날 마당 귀퉁이에서 아지매가 떠 주던 국과 꼭 닮았다. 구수하면서도 중간을 지키는 간이 입안에서 고향을 느끼게 해 준다. 밥 한 술, 국 두 숟가락을 뜬다.
천천히 국 속을 들여다보면 선지, 무, 콩나물, 대파가 도드라지지 않고 연대하여 전통의 맛을 풍긴다. 이게 무슨 맛일까? 표현이 어려울 즈음 공기밥 절반을 넣고 말아먹으면, 어릴 때 먹던 국밥 맛을 상기시킨다. 한 가지 차이라면 이 집은 고사리가 들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고사리의 씹히는 맛을 뺀 건 국물의 순수성을 유지하기 위한 비법일까, 원가의 문제일까, 고민하다 생각을 접었다. 맛에 아무런 지장이 없었기 때문이다.
삼일 따로국밥은 큼직한 선지 덩어리를 숭덩 썰어 넣은 무와 어우러진 순수한 붉은 색이 탐스럽다.
예천에서 만난 고향 국밥은 처음부터 국밥의 본연에 충실했다. 구수하면서도 감칠맛이 나는데 세월이 녹아 든 맛은 2024년의 희망을 길어 올리는 시작 같았다. 우리네 인생을 너그러운 산책처럼 만들어 주는 국밥. 차를 몰고 내성천 신작로에 다다를 때까지 따로국밥의 구수한 맛이 식객을 배웅했다.
글과 사진 양승덕
오토헤럴드/[email protected]
머니맨
회원 먹튀사이트 최신글
-
기아 EV3, 독일 ‘2024 골든 스티어링 휠 어워드’ 수상
[0] 2024-11-11 15:45 -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리비안에 차세대 원통형 ‘4695’ 배터리 공급
[0] 2024-11-11 15:45 -
중국산 전기차보다 저렴한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 등장에 유럽 들썩
[0] 2024-11-11 15:45 -
혼다, 도심 주행에 최적 · 더 스포티한 '디오 125' 국내 출시… 판매가 269만 원
[0] 2024-11-11 15:45 -
벤틀리 첫 전기차는 SUV, ‘비욘드100+’ 2035년까지 완전 전동화 추진
[0] 2024-11-11 15:45 -
속도위반 '1만 9651번' 수십억 과태료 체납왕이 세운 믿기 힘든 기록
[0] 2024-11-11 15:45 -
'딱지 치기 해볼까' 기아 '스포티지-오징어게임' 콜라보...팝업 쇼룸 운영
[0] 2024-11-11 15:45 -
전기차 배터리에 '개별 식별 번호'...내년 2월 시행 인증제 하위법령 마련
[0] 2024-11-11 15:45 -
기아 EV3, 독일서 본격 출고전 상부터 ‘2024 골든 스티어링 휠 어워드’ 수상
[0] 2024-11-11 15:45 -
[시승기] 일상과 서킷을 넘나드는 올라운드 플레이어 '로터스 엘레트라 S'
[0] 2024-11-11 15:45
남자들의 로망
시계&자동차 관련된 정보공유를 할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중고차 시장 경쟁 격화…업력 20년 이상 플랫폼 기업의 대응책은?
-
현대차그룹, 미국 유력 시사주간지 평가서 3년 연속 최다 수상
-
현대자동차-국립현대미술관,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3' 개최
-
한국타이어, 폐타이어 순환경제 모델 구축 위한 '한국형 블랙사이클' 컨소시엄 킥오프 회의 개최
-
만점 기준 확 높였는데...현대차 아이오닉 5, 美 IIHS 최고 안전 등급 가볍게 획득
-
아이오닉 5 89%↑, EV6 30%↑...현대차ㆍ기아 순수 전기차 美 판매 급증
-
[아롱 테크] 출력과 성능 장점 많은 GDI 엔진 상태를 최적으로 유지하는 법
-
한국타이어, 폐타이어 순환경제 모델 구축 위한 '한국형 블랙사이클' 킥오프 회의 개최
-
현대차그룹, 美 뉴스위크 '2023 오토 어워즈’ 11개 부문 석권...기아 8개 최다 수상
-
토요타, 2024 회계연도 영업이익 65% 증가 전망
-
9월 국내 5사 판매실적, 수출 증가로 내수 부진 만회
-
르노코리아, 10월 5,745대 판매
-
기아, 협력사과 상생협력 세계 최초 기술 적용한 자동차 부품 신소재 공동 개발
-
KG 모빌리티, BYD와 전기차 배터리 팩 국내 생산 및 차세대 하이브리드 공동 개발
-
ACDelco, BMWㆍ벤츠ㆍ아우디 등 수입차 배터리 파격 세일...교체 시 30% 지원
-
'2023 푸조 세일 페스타’ 진행, 전기차 100% 페이백 지원 파격 이벤트
-
기아 K5, 쏘나타 잡고 국민차 꿰찰 기세...디지털 사양 상품성 개선 모델 출시
-
썩는 차, 국산이 수입산 3.7배...현대차 압도적 1위. 소비자 납득할 해명 필요
-
'엇갈린 성적표' 10월 국내 완성차 5개사 총판매 전년 동월 대비 7.8% 증가
-
한온시스템, 정광섭 CFO 선임
- [유머] 자다가 남친앞에서
- [유머] 미국인이 햄버거 썰어먹는걸 극혐하는 이유
- [유머] 광합성
- [유머] 네발로 기어들어가
- [유머] 세상에서 제일부정적인동물
- [유머] 강아지가 좋아하는이유
- [유머] 토끼야 괜찮아?
- [뉴스] 휴가 때도 군기 잃지 않은 '김군기 중위', 교통사고 현장서 인명 구조
- [뉴스] 김종인 '윤 대통령,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업무 시작... 2년 반 동안 성과 없이 잃어버린 시간 '
- [뉴스] 하하가 직접 공개한 '무도 패밀리' 유재석·정준하 축의금 클래스... '그사세' 반응 터졌다
- [뉴스] 홍현희, 과거 반전 직업 공개... '회사 장기자랑 1등하고 개그우먼 꿈꿔'
- [뉴스] '만취' 탑승객에 무차별 폭행당해 뇌진탕 온 택시기사... '1달째 사과 연락도 없다'
- [뉴스] '백혈병 걸린 형제 중 형과 일치'... 최강희, 연예인 최초 골수 기증, 헌혈 유공장 은장까지 받아
- [뉴스] '배달업' 하다 소개팅앱·술자리서 만난 여성 2명에게 10억원 뜯어낸 남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