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자동차
7,534[뜨거운 희망, 양승덕의 국밥 기행 2] 마음 아릿한 인연 '예천 삼일따로국밥' feat. BMW X5
조회 2,760회 댓글 0건
머니맨
2024-02-22 11:25
[뜨거운 희망, 양승덕의 국밥 기행 2] 마음 아릿한 인연 '예천 삼일따로국밥' feat. BMW X5
따로국밥은 큰 솥에 소뼈를 고은 육수에 고추가루, 파, 마늘, 무를 넣고 다시 한번 푹 끓인 다음 뚝배기에 국 따로 밥 따로 내는 경북의 향토음식이다.
춘삼월이 코앞이라 코끝이 간질간질하다. 몸을 움직여 뭐라도 부딪혀 만나고 깨어 나고 싶은 계절이다. 개구리 마냥 겨울 잠에서 일어나 동네를 산보하고 나뭇가지 끝에서 만져지는 봄의 촉감을 느껴 본다. 봄이면, 김시천 시인의 ‘봄꽃을 보니 그리운 사람 더욱 그립습니다’는 시구처럼 마음이 아릿한 인연들이 떠오른다.
첫사랑이거나, 먼저 떠난 가족이거나, 소식이 끊긴 친구이거나. 한 번만 다시 볼 수 있다면 좋겠다 싶은 사람이 생각나 가슴이 미어지는 날, 이해인 시인의 ‘새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봄 인사 드립니다’로 닿지 않을 안부를 묻는다.
‘고향’은 나에게 그런 ‘사람’이다. 봄꽃을 보면 생각나는 사람. 너른 들판, 산으로 난 길, 큰 회나무 세 그루가 마을 중앙 동산에 있고, 낙동강 금모래 밭이 비봉산을 따라 길게 누워 있던 마을. 예천. 감각적으로 봄이다 싶으면 예천이 생각난다. 첫 국밥은 고향 근처가 좋겠다고 마음먹었다.
경북 예천으로 들어 가는 길, 반딧불이의 고장 예천은 봄이 되면 안부가 궁금한 영혼의 안식처 같은 곳이다.
뜨거운 희망은 항상 태어난 자리 혹은 초심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로 시작하는 시 ‘너에게 묻는다’로 유명한 예천 출신 시인 안도현도 고향으로 돌아와 생가 옆에 집을 짓고 계간지 ‘예천산천’을 창간했다.
시인은 한 인터뷰에서 “예천은 비록 작은 고을이지만 그래서 역설적으로 막무가내의 개발에서 소외돼 온 곳”이라며 개발 덜 된 고향을 자랑했다. 그가 스무 살에 쓴 시 ‘낙동강’은 유년의 나를 키워준 젖줄이기도 하다. 그래서, 소백산맥 자락에 자리잡아 안동, 영주, 문경, 의성과 연해 있으면서 내성천과 낙동강이 감싸 돌아 나가는 반딧불이의 고장 예천은 봄이 되면 안부가 궁금한 영혼의 안식처 같은 곳이다. 그 안식처에서 기다리고 있는 국밥은 봄과 함께 맞춤한 위로를 줄 것이다.
예천은 순대국밥으로 유명하다. 용궁면에 위치한 용궁단골식당과 박달식당이 대표적이다. 예천 읍내로 가면 현대국밥이 돼지국밥으로 유명하고, 삼일따로국밥이 선지국밥으로 유명하다. 그 중에서도 예천 읍내 ‘맛고을 문화의 거리’에 있는 삼일따로국밥을 대망의 첫 국밥집으로 선택했다.
옛 추억의 벽화가, 있어야 할 자리가 아닌 듯 펼쳐져 있고, 대형 양은 솥이 연탄불 위에 올려져 있다.
따로국밥은 큰 솥에 소뼈를 고은 육수에 고추가루, 파, 마늘, 무를 넣고 다시 한번 푹 끓인 다음 뚝배기에 국 따로 밥 따로 내는 경북의 향토음식이다. 육개장, 장터국밥과 비슷한데 내륙지방에서 주로 먹던 음식이다. 잔칫날도, 장례를 치를 때도 고향마을에서는 마당 한 귀퉁이에 큰 솥단지를 걸고 구수한 따로국밥을 끓여 손님을 치르곤 했다.
국물에 닭고기를 넣으면 닭개장이 되고, 돼지고기나 소고기를 넣으면 육개장이 된다. 고기를 넣지 않아도 토란이나 대파, 고사리를 듬뿍 넣어 국 본연의 맛을 내기도 한다. 고기를 실컷 먹을 수 없었던 산골 살림을 지탱하기 위해 지혜를 짜낸 음식이기도 하다. 뭇국, 시래기국, 김칫국도 산골에서 나는 재료의 한계를 바탕으로 어릴 적 자주 먹었던 음식이다. 그 특별할 것 없는 따로국밥을 첫 국밥여행의 한끼로 택한 것도 기억 너머 추억의 아는 맛 때문이리라.
중앙고속도로 예천 나들목을 돌아 나가자마자 곤충의 고장 예천은 이제는 나그네 된 고향 사람을 묵묵히 맞는다. 삼일따로국밥이 있는 예천 읍내도 묵묵하다. 조용한 시골 읍내가 정겹기만하다. 식당은 참 보잘 것 없다. 1981년부터 시작한 따로국밥 전문이라는 것을 문 밖에서 알 수 있다. 옛 추억의 벽화가 있어야 할 자리가 아닌 듯 펼쳐져 있고, 대형 양은 솥이 연탄불 위에 올려져 있다.
차례를 기다리는데 남자 주인이 부엌에서 밖으로 난 창문을 열고 솥에서 푹 끓인 국물을 뚝배기에 담는다. 오밀조밀 아무렇게나 식탁이 늘어져 있고 차림표가 따로 없다. 큼직한 선지 덩어리가 숭덩 썰어 넣은 무와 어우러진 순수한 붉은 색의 국이 탐스럽다.
밥 따로 국 따로. 삼일따로국밥은 함께 나오는 반찬을 무시할 수 없다. 고등어 구이, 호박전, 오이 무침이 경상도 북부지방의 맛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무짠지, 감자 조림, 양상추 샐러드가 구색을 거든다. 푹 끓인 국은 이웃집 잔칫날 마당 귀퉁이에서 아지매가 떠 주던 국과 꼭 닮았다. 구수하면서도 중간을 지키는 간이 입안에서 고향을 느끼게 해 준다. 밥 한 술, 국 두 숟가락을 뜬다.
천천히 국 속을 들여다보면 선지, 무, 콩나물, 대파가 도드라지지 않고 연대하여 전통의 맛을 풍긴다. 이게 무슨 맛일까? 표현이 어려울 즈음 공기밥 절반을 넣고 말아먹으면, 어릴 때 먹던 국밥 맛을 상기시킨다. 한 가지 차이라면 이 집은 고사리가 들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고사리의 씹히는 맛을 뺀 건 국물의 순수성을 유지하기 위한 비법일까, 원가의 문제일까, 고민하다 생각을 접었다. 맛에 아무런 지장이 없었기 때문이다.
삼일 따로국밥은 큼직한 선지 덩어리를 숭덩 썰어 넣은 무와 어우러진 순수한 붉은 색이 탐스럽다.
예천에서 만난 고향 국밥은 처음부터 국밥의 본연에 충실했다. 구수하면서도 감칠맛이 나는데 세월이 녹아 든 맛은 2024년의 희망을 길어 올리는 시작 같았다. 우리네 인생을 너그러운 산책처럼 만들어 주는 국밥. 차를 몰고 내성천 신작로에 다다를 때까지 따로국밥의 구수한 맛이 식객을 배웅했다.
글과 사진 양승덕
오토헤럴드/[email protected]
머니맨
회원 먹튀사이트 최신글
-
'스포티한 매력 배가' 2세대 부분변경 BMW 뉴 4시리즈 그란 쿠페 출시
[0] 2024-11-08 14:25 -
[기자 수첩] 中 이륜차도 받는 '전기차 보조금' 한 푼도 없는 국산 전기 트럭
[0] 2024-11-08 14:25 -
로터스, 486km 달리는 하이퍼 GT '에메야' 국내 출시… 공격적 판매가 책정
[0] 2024-11-08 14:25 -
'전기차로 변신한 전설의 오프로더' 벤츠,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 출시
[0] 2024-11-08 14:25 -
머스크와 트럼프 사이 '긴밀한 관계'… 테슬라 시총 1.5조 달러 전망
[0] 2024-11-08 14:25 -
[EV 트렌드] 작년 판매 달랑 22대, 美 전기차 스타트업 '카누' 23% 감원
[0] 2024-11-08 14:00 -
벤츠 차세대 전기차 CLA '24시간 3717km', 포르쉐 타이칸 기록 경신
[0] 2024-11-08 14:00 -
[오토포토] 제로백 2.78초, 로터스 전기 하이퍼 GT '에메야' 출시
[0] 2024-11-08 14:00 -
빛 내서 성과급 달라는 현대트랜시스 노조 파업...줄도산 호소하는 협력사
[0] 2024-11-08 14:00 -
콘티넨탈 올웨더 타이어 ‘올시즌콘택트 2’, 아우토빌트 외 다수 성능 테스트에서 우수한 성적 기록
[0] 2024-11-07 12:25
남자들의 로망
시계&자동차 관련된 정보공유를 할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국토부, 배터리 수명 및 친환경 성능 국제 기준 논의...미국과 EU 등 주요국 참여
-
현대차, 스타리아와 스타렉스& 중대형 상용버스 ‘어린이 통학차량 무상점검'
-
'세상에 이런 일이' 국내산 트랙스ㆍ트레일블레이저 美 소형 SUV 시장 장악
-
[칼럼] 중고차 300만대 시대 온다, 현대차ㆍ기아 '상생 약속' 지켜야
-
美 교통안전위원회, 포드 핸즈프리 '블루크루즈' 치명적 사고 원인으로 지목
-
[시승기] '불만 사항 완벽히 보완' 아이오닉 5 부분변경 흠잡을 데 없는 상품성
-
할인은 계속된다. 벤츠 할인폭 확대
-
캐나다에서 생명을 구하기 위해 76만km를 달린 현대차 '아반떼' 화제
-
중국 정부, 신에너지차 해외 개발 가속화 추진.
-
중국 1분기 신차 판매 10.6% 증가/신에너지차는 31.8% 증가
-
메르세데스 벤츠 EQS 부분 변경 모델 올 해 말 출시
-
페라리 로마 스파이더, 2024 레드닷 어워드 ‘베스트 오브 베스트’ 수상
-
'터지지 않는 조수석 에어백' 아우디, 미국에서 17개 차종 리콜
-
작년 교통사고 사망자 2551명으로 역대 최저'어린이ㆍ음주 운전'큰 폭 감소
-
제너럴 모터스, ‘2023 올해의 우수 협력사’에 한국 18개 업체 선정...미국 외 최다
-
누구도 밟지 못한 정상을 향해 '렉스턴 써밋'...일등석 부럽지 않은 실내 압권
-
[시승기] 차체 키우고 첨단 기술로 무장...‘BMW 뉴 X2’
-
현대모비스, 'EVS37’ 참가...차세대 전동화 기술 선봬
-
중국, EV 수출 증가로 차량운반선 발주 급증
-
카슬로스 타바레스 CEO, 이탈리아에서 중국과 경쟁 심화되면 공장 철수도 검토
- [유머] 남고생의 추악한 실태
- [유머] 역대 인스타그램 게시물 좋아요 순위
- [유머] 학창시절 공감
- [유머] 최근 부활한 대영제국
- [유머] 가드 보는 댕댕이와 민짜 고냥이
- [유머] 냥아치
- [유머] 계단내려가는 강아지
- [뉴스] 이강인, PSG 입단 '첫 멀티골' 터뜨려... 평점 9.9로 MOTM 선정
- [뉴스] 이연희, 성북동 단독주택 34억에 매입... 김우빈·블핑 리사와 이웃됐다
- [뉴스] 방패 물려받은 팔콘 vs 레드헐크... 마블 구세주(?) '캡틴 아메리카 4' 예고편 공개 (영상)
- [뉴스] 권고사직 통지받자 회사카드로 3000만원 쇼핑한 간 큰 30대... '간편결제' 악용했다
- [뉴스] 드론으로 '국정원 건물' 촬영한 중국인 관광객, 현행범으로 체포
- [뉴스] 2020년 보급한 군 무전기에 '중국산 통신칩' 사용... 해킹 우려에 '비상'
- [뉴스] 서울고검, 김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무혐의' 재검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