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팰리세이드와 EV9 - 시대의 이정표라는 공통점. 그러나 다른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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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맨

2023-07-12 11:25

팰리세이드와 EV9 시대의 이정표라는 공통점. 그러나 다른 시대



팰리세이드와 EV9.
두 모델 사이에는 많은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다른 면도 있다. 따라서 두 모델을 비교하면서 살펴보는 것은 자동차 시장의 진화를 이해하는 데에 유용한 사레가 될 것이다.

두 모델의 첫번째 공통점은 ‘새로운 시장을 열었다’는 것이다. 2018년 말 출시된 팰리세이드는 베라크루즈 이후 명맥이 끊겼던 준대형 크로스오버 SUV 시장을 새롭게 연 모델이다. 그 사이에 맥스크루즈가 있었지만 싼타페 LWD 정도로 존재감은 희박했다. 따라서 당시만 해도 대형 SUV 시장은 포드 익스플로러 등의 수입차에게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었다.

바로 이 시장을 팰리세이드가 연 것이다. 북미 시장에서는 잘 팔리겠지만 내수 시장에서는 이렇게 큰 차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구입할까 의구심이 없지 않았지만 반응은 예상보다도 훨씬 뜨거웠다. 이전의 3열 시트를 가진 SUV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넓은 실내는 넓은 공간을 희망하면서도 MPV 스타일이나 수입 SUV를 꺼리던 많은 대기 수요들을 단숨에 고객으로 만들었던 것. 또한 다른 모델들에 비하여 직선 중심의 디자인과 웅장하고 또렷한 전면 스타일은 중장년 남성 고객들의 신차 구매 욕구를 되살려내는 효과도 가져왔다. 이전에는 없었던 국산차 시장을 새로 연 것이다. 그것도 대중 브랜드가 상대하는 메인스트림 시장의 최상층을 위로 밀어올리는 시장 확장의 효과와 함께 말이다.



EV9도 마찬가지다. 빠르게 성장하는 국내 전기차 시장에 가장 아쉬웠던 점 하나는 모델의 폭이 넓지 못하다는 것이었다. 특히 대부분의 모델이 소형과 준중형 세그먼트에만 제한되어 있다는 점이 커다란 아쉬움이었다. 세그먼트의 확장이 없이는 전기차 시장의 다변화와 절대적 성장을 기대하기에는 한계가 뚜렷한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을 깨뜨린 모델이 바로 EV9이다. 국내 시장에서 대형급 전기 SUV를 구입하려면 극소수의 수입 모델에서 선택해야 했던 것이 현실이었다. 이 두 가지의 한계를 깨뜨린 첫 번째 준대형 국산 전기 SUV가 EV9인 것이다. EV9 역시 초기 예약 고객이 단숨에 1만명을 돌파할 정도로 상상 외로 초기 반응이 뜨거웠던 것은 팰리세이드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대기 수요의 현실화라고 할 수 있겠다.

두 모델이 갖는 두 번째 공통점은 제품의 성격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넓은 공간과 유틸리티로 대표되는 ‘보편성’ 혹은 ‘저관여 고객용 제품’의 성격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팰리세이드는 처음 발표되었을 때 완성도가 높은 모델은 아니었다. 그러나 유일무이한 넓은 실내와 차박 성능, 강력한 존재감의 디자인을 상대적으로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한다는 점들이 제품의 완성도보다 훨씬 강력하게 작용했기 때문에 성공했던 것이다. 그리고 작년의 페이스리프트를 통하여 아쉬웠던 승차감과 정숙성 등 품질과 완성도 면에서도 뚜렷한 업그레이드를 이루어 제품의 생명력을 연장시킬 수 있었다.



EV9은 절대 가성비를 무기로 삼지 않는다. 기아 브랜드에서 판매하는 제품 가운데 가장 가격대가 높은, 어쩌면 기함 격의 모델이다. 그러나 정통 SUV 스타일의 존재감 뚜렷한 디자인, 국내 모델 최대의 실내 공간과 평평한 바닥, 다양한 시트 배리에이션 등으로 여가를 즐기기에 최적의 모델이라는 점에서는 팰리세이드와 마찬가지로 고관여적인 성격이 작은 모델이다. 게다가 대표적인 고관여 제품인 전기차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최대 용량의 배터리가 주는 넉넉한 항속 거리와 빠른 충전 성능 등은 전기차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은 고객이라도 안심하고 접근할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하게 하였다.

이와 같은 유사한 제품의 성격과 시장 내 역할 때문에 가격대에서 큰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팰리세이드와 EV9을 비교하는 사람들, 그리고 컨텐츠들이 적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시장의 진화 단계의 관점에서 본다면 두 모델은 분명 임무가 다르다. 팰리세이드는 현재 현대차그룹에서 생산하는 모델들 가운데에서 가장 오래 사용한 플랫폼을 사용하는 모델 가운데 하나다. 즉, 그룹사의 거의 모든 모델들이 3세대 플랫폼을 사용하는 데에 비하여 팰리세이드는 2세대 플랫폼에 기반을 둔 모델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최신 모델들에서 고객들이 기대하는 대부분의 기능들이 충실하게 갖추어졌다는 점에서 경쟁력은 여전하다. 또한 오랜 기간동안 숙성된 플랫폼에 페이스리프트까지 마친 모델인 만큼 완성도는 매우 우수하다. 그리고 최신 플랫폼과 기술을 사용한 모델들에 비하여 가격 경쟁력에서는 단연 돋보인다.



즉, 팰리세이드는 과거에 뿌리를 두었지만 현재에도 충분한 경쟁력을 가진 모델이라는 뜻이다. 비록 미래로의 확장성은 제한되겠지만 자동차의 본질과 제품으로서의 경쟁력은 잘 갖추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하여 EV9은 오늘을 시작점으로 미래를 지향하는 모델이다. 그렇다고 해서 새로운 트렌드가 시작되는 초기 신규 시장용 고관여 제품은 절대 아니다. 오히려 다수의 고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대중적이고 실용적인 측면이 강조되어 문턱을 낮춘 ‘미래로의 초대’인 것이다. 그래서 너무나도 전통적인 SUV의 프로포션을 최대한 유지한 차체 디자인 등에서는 오히려 새로운 시도가 아쉬운 면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기술적으로는 소프트웨어 기반 자동차의 면모가 대폭 적용된 것 등 미래 확장성이 매우 큰 모델이다.

이렇듯 상당히 비슷하면서도 많이 다른 팰리세이드와 EV9이 공존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리고 소비자들도 전통적 기준에 충실한 계층부터 새로운 트렌드에 열광하는 부류까지 엄청나게 다양한 사람들이 혼재하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물론 언젠가는 현재의 트렌드는 과거로 흘러가고 미래가 현실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은 절대 0에서 100으로 한꺼번에 넘어가는 단절적인 모습일 수 없다는 것이 오늘날 우리가 사는 자동차 시장의 모습 그대로다.

그래서 팰리세이드와 EV9이 공존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아날로그 매커니즘으로 구동되지만 디지털 정보를 좋아하는 현대인이니까.


글 / 나윤석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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